- [야구] KIA 우완 특급루키의 오키나와 ERA 13.50…이건 시련도 아니다, 지금 깨져야 단단해진다, 내일은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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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시련도 아니다.
KIA 타이거즈 우완 특급루키 김태형(19)은 겨울 내내 외부에서 달콤한 칭찬만 들었다. JTBC 최강야구의 레전드 타자들은 김태형의 경기운영능력을 극찬했다. “저희를 갖고 놀던데요?”라고 했다. KIA 코치들조차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서 투구하는 모습을 보더니 이범호 감독에게 “낭창하게 잘 던진다”라고 했다
김태형은 지난해 덕수고에서 정현우(19, 키움 히어로즈)와 원투펀치로 맹위를 떨쳤다.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까지 밀렸으나 이번 드래프트서 유독 대어가 많았다. 예년 같으면 1~2순위도 충분히 가능했다는 평가다.
140km대 중반의 포심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를 구사한다.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몸을 관리하면 구속이 더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신인 치고 경기운영능력이 좋아 올해 당장 1군 백업선발투수로 써도 될 것이란 희망 섞인 기대마저 나왔다. 본인은 스스로 멘탈이 강하다고 어필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신인은 신인이었다. 지난달 22일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오키나와 시리즈 첫 경기서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사사구 3실점으로 흔들렸다. 한 수 위의 일본프로야구 타자들에게 제대로 벽을 느낀 경기였다. 포심은 최고 145km까지 나왔다.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전은 흔들림이 있었으나 실점은 하지 않았다. 1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1사 만루서 직접 더블플레이를 엮어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단, 2경기서 사사구가 적지 않았고, 피출루가 많았던 건 보완의 여지가 있다. 포심 최고 143km.
기록상 2경기서 2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3실점 평균자책점 13.50이다. 그러나 이 성적으로 충격을 받을 이유도 없고, 시련도 아니다. 아마추어가 프로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모습이라고 봐야 한다.
LG전을 중계하던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LG전 등판을 마친 김태형이 정재훈 투수코치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모습을 잠시 비췄다. 김태형은 지금부터 이른바 오답노트를 잘 쓰고, 보완하는 과정을 겪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자 공부다.
이범호 감독은 자연스럽게 5선발 후보로 김태형을 언급하지 않는다. 실제 김도현과 황동하 중 한 명이 개막 5선발이다. 이범호 감독은 애당초 5선발에서 탈락한 선수를 1군에서 활용할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태형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구단을 대표하는 우완 선발로 키우고 싶다면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수업을 받게 할 가능성이 있다. 이범호 감독이 가장 먼저 내세운 청사진도 이것이었다.
그럼에도 내일은 맑음이다. 2군에서 꾸준하게 프로의 맛을 보고, 1군에서 백업 선발투수가 필요할 때 콜업될 후보 1순위라고 봐야 한다. 김도현과 황동하 중 롱릴리프로 대기하는 투수에게 우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1년 내내 선발투수 5~6명으로 144경기를 치르는 팀은 없다. 김도현이나 황동하가 컨디션이 안 좋다면 김태형이 선발투수로 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2군에서 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김태형이 1군에 동행하며 또 다른 쓰임새를 찾을 가능성도 있다. 우선 시범경기 등판 내용이 중요할 듯하다.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지만 투구내용과 미래까지 즉시 평가하고 단정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앞날이 창창한 투수다. 대투수 양현종도, 은퇴 후 유튜버로 변신한 윤석민도 저연차 시절엔 시련의 나날의 연속이었다. 지치지만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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