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 '잘되는 집' 레이커스, 뜬금포도 터졌다...백업 빅맨의 갑작스러운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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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확실히 잘 되는 팀은 무엇이든 잘 된다.
LA 레이커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뉴올리언스 펠리컨즈와의 경기에서 136-115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레이커스는 7연승에 성공하며, 서부 컨퍼런스 2위까지 올랐다.
역시 원투펀치의 활약이 대단했다. 루카 돈치치는 30점 15어시스트, 르브론 제임스는 34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돈치치 트레이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레이커스다. 걱정스러웠던 예상은 온데간데없고, 이제 레이커스는 NBA 정상을 노릴 수 있는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 외에도 깜짝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다. 바로 백업 빅맨이었던 잭슨 헤이즈다. 헤이즈는 이날 19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무려 야투 8개를 시도해 8개를 모두 성공하는 야투율 100%의 엄청난 효율도 기록했다. 만점 활약, 그 자체였다.
헤이즈는 앞서 말했듯 백업 빅맨으로 시즌을 시작한 선수다. 레이커스도 헤이즈에 거는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다. 주전 센터인 앤서니 데이비스의 백업 역할로 15분 정도를 소화해 주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시즌 초반, 헤이즈는 그런 레이커스에 소박한 기대도 충족하지 못했다. 나올 때마다 아쉬운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엄청난 반전이 발생했다. 레이커스가 돈치치와 데이비스를 교환하는 초특급 트레이드를 단행했고, 단숨에 주전 빅맨으로 승격한 것이다. 물론 당연히 레이커스가 헤이즈를 주전 센터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샬럿 호네츠의 마크 윌리엄스라는 대체자를 영입했으나,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트레이드가 취소된 것이다.
레이커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헤이즈가 단번에 주전 센터로 승격했다. 헤이즈는 시즌 초반에 백업 빅맨으로 나왔을 때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던 선수였다. 당연히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런 헤이즈가 주전으로 승격하자, 뜻밖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공격에서는 동료의 패스를 받아 간결하게 골밑 득점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는 NBA 최고의 패스 실력을 갖춘 제임스와 돈치치의 공이 크다. 두 선수는 빅맨을 잘 활용하기로 소문난 선수들이다. 특히 돈치치와 호흡이 매우 좋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로 수비다. 헤이즈의 수비력이 생각보다 너무 훌륭하다. 레이커스는 데이비스를 트레이드하고, 돈치치를 영입할 때만 해도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NBA 최고의 수비수인 데이비스가 이탈했고, 수비에 약점이 있는 돈치치가 합류했기 때문에 당연한 예상이었다. 이런 예상을 제임스와 도리안 피니-스미스, 루이 하치무라 등의 포워드 자원과 헤이즈의 등장이 180도 바꿨다.
헤이즈는 골밑을 지키는 림 수비수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2월 한 달 동안 헤이즈는 NBA 전체에서 20분 이상 출전한 센터 중 102.5의 수비 레이팅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헤이즈가 데이비스의 역할을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해내고 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헤이즈가 이런 활약을 펼친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헤이즈는 NBA 입성 당시 기대가 컸던 대형 유망주였다. 2019년 NBA 드래프트 전체 8순위로 뉴올리언스에 지명을 받으며 NBA 무대에 입성했다. 헤이즈는 신체 능력이 훌륭한 빅맨 자원으로, 수비수의 자질을 높게 평가받았다. 원석형 유망주였기 때문에 육성을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헤이즈의 NBA 커리어는 좋은 시나리오가 아닌 걱정했던 시나리오로 흘러갔다. 걱정했던 공격력은 역시나 아쉬웠고, 기대했던 수비도 기대 이하였다. 결국 헤이즈는 커리어 내내 백업 빅맨의 역할을 수행했고, 전체 8순위 유망주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명백한 실패였다.
결국 뉴올리언스를 떠나, 2023-2024시즌부터 레이커스로 이적해 활약하고 있다. 레이커스에서도 철저히 백업 선수의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12.5분 출전에 그칠 정도였다. 이번 시즌에도 평균 15분 정도의 출전 시간을 받았으나, 데이비스 트레이드 이후 단번에 주전 자리를 잡은 것이다.
헤이즈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주전 자리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하지만 운도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얘기가 있다. 헤이즈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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