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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 이세돌 저격한 ‘알파고’ 신드롬 9년… 바둑계 접수한 AI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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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 반상 족적 ‘리셋’한 알파고 광풍(상)
-희(喜), 활용의 ‘순풍’
-인지도 상승에 따른 대중 관심 UP
-아시아에 국한됐던 영역 확장에도 긍정적
-‘고수 프리미엄’ 사라지면서 대국 박진감↑
-기력의 상향 평준화… 세계 바둑계 판도변화



편집자주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세상이다. 지구촌의 모든 이슈를 AI가 이끌고 있다. 가로와 세로, 각각 19줄의 반상(盤上)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중심엔 9년 전, 혜성처럼 등장한 구글 바둑 AI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있다. 일찌감치 AI 영향권에 편입돼 재설계된 반상 생태계를 2회에 걸쳐 복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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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5대0 (승리에) 자신 있고요. 한 판이라도 진다면 어떻게 보면 ‘알파고’의 승리가 아닌가 합니다.”

자신감이 충만했다. 100% 승리를 예단하면서 상대방은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 인공지능(AI)과 세기의 100만 달러(약 12억 원) 상금 맞대결(5판3선승제)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도 당대 인간계 바둑 최고수의 출사표엔 여유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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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3월 7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한국일보 주최 ‘제43기 명인전’ 시상식에 참석했던 이세돌(42·은퇴) 9단의 우승자 인터뷰가 그랬다. 이 9단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다”며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이 "(이 9단과 이번 맞대결 전망을) 50대50으로 보고 있다”고 했지만 이 9단은 이를 평가절하했다. 대부분의 바둑 전문가들도 이 9단의 우세에 동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세간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알파고가 이 9단에게 압도적인 기량까지 선보이면서 4승1패로 완승했다. 사실상 이 9단의 은퇴도 앞당긴 ‘알파고 쇼크’는 4,000년 역사의 반상(盤上) 족보를 송두리째 ‘리셋’시키기에 충분했다.

‘바둑’ 인지도 상승… ’늘봄학교’서 초등생 바둑 프로그램 이용 증가 '세계화에도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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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파장은 컸다. AI에게 패한 인간계엔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바둑계 입장에선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다. 최첨단 정보기술(IT)로 무장한 AI와 진검 승부를 벌였단 사실만으로 바둑의 ‘몸값’은 치솟았다. 당시 급상승한 인지도 덕에 바둑계엔 봄바람이 불었다. 바둑학원에 수강생들이 몰려들었고, 바둑판과 바둑알 등 바둑용품 수요가 급증했다. 한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바둑의 주요 연령층으로 알려진 50, 60대보다 20대의 바둑용품 구입이 크게 늘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늘봄학교’ 기본 프로그램에 바둑이 포함된 것도 알파고 활약상과 무관치 않다. “알파고 등장 이후, 바둑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전한 한국기원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먼저 ‘늘봄학교’에 바둑을 접목시키고 싶단 의사를 전달해왔는데, 일선 학교에서도 바둑 프로그램에 등록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2학기 7개였던 늘봄학교 바둑프로그램이 올해엔 30개로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늘봄학교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의 저출생 대책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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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확장에도 알파고 영향이 컸다. 알파고 등장 이전까진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바둑 전파 노력이 이뤄졌지만 한·중·일 3개국의 지역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랬던 바둑 세계화가 알파고 등장 이후, 급물살을 탄 것이다. 실제 9년 전 알파고 대국 생중계를 위해 수 백 명의 외신 기자들이 대거 방한했고, 자연스럽게 바둑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로 확대됐다. 수많은 기자들은 이 9단에게 바둑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고 한국 바둑의 인큐베이터인 한국기원에 단체로 방문했다.

지난달, 국내에선 처음으로 개최됐던 ‘세계 바둑 콩그레스’에서도 세계화 물결은 이어졌다. 강원 태백시에서 4박5일 일정으로 성황리에 진행된 이 행사엔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미국과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에서 7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번 콩그레스에선 초속기·3인 릴레이·학생 대회·남녀 페어 등 다양한 종목이 함께 열렸다. 이 콩그레스에 참석했던 한 프로 바둑 기사는 “행사기간 중에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며 “10년 가까이 흘렀지만 ‘알파고’가 바둑계에 끼친 영향력은 여전한 것 같다”고 전했다.

1대1 맞대결 ‘고수 프리미엄’↓, 박진감 UP...日·臺 전력↑…기존 韓·中 2강체제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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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 내부에선 ‘알파고’발(發) 유·무형의 ‘새 판짜기’가 가속화됐다. 바둑계에서 오랫동안 고착화됐던 ‘고수 프리미엄’이 희석, 새 바람을 유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인간계보다 월등한 수준의 AI 등장이 고수와 대결에서 종종 포착됐던 하수의 심리적인 위축을 크게 상쇄시켰다는 것이다. 전직 한국 바둑 국가대표팀 관계자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의 대국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AI가 나오면서 이런 현상이 줄었고 이른바 고수들의 ‘프리미엄’도 사라졌다”고 짚었다.

또한 알파고 출현은 바둑계에 기력의 상향 평준화를 통한 판도 변화까지 가져왔다. 변화의 선봉엔 한때 세계 반상의 중심축이었지만 최근 20년 가까이 바둑계의 들러리로 전락했던 일본이 자리했다. 일본의 이치리키 료(28) 9단은 지난해 바둑계 최대 규모인 ‘제10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우승상금 40만 달러, 약 5억5,000만 원)에서 한국과 중국 선수들을 모두 꺾고, 깜짝 우승했다. 일본 선수의 세계 메이저 기전 우승은 19년 만이었다. 우에노 아사미(25) 5단도 ‘제7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오픈전’(우승상금 50만 위안, 약 9,600만 원)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일본 여자 기사로선 처음으로 오청원배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었다. 이치리키 9단과 우에노 5단의 남녀 세계대회 동반 우승은 일본기원 창립 100주년인 지난해 달성돼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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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대만 바둑계 선두주자인 쉬하오훙(24) 9단이 ‘제10회 응씨배’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4강 진입에 성공한 것. 대만의 세계 메이저 4강 진출은 지난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쉬하오훙 9단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바둑 개인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한국의 신진서(25) 9단과 중국 바둑계 거물인 커제(28) 9단 등을 꺾고 금메달까지 거머쥔 인물이다. 한국 바둑 국가대표팀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본과 대만 바둑계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세계 바둑 무대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는 데엔 AI 영향이 컸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앞으로 바둑계에 미칠 AI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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