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경기 더 볼 필요 없어, 뒤 돌아"…K리그 강타한 '이 응원'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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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킬지킴이 
2025-03-06 07:00 12,07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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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점수 차로 앞서면 승리 확신하며 뒤돌아서 응원
폴란드 축구팀 포즈난이 맨시티 상대로 선보여 유행
지난 2월 2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후반 33분 FC서울의 루카스가 승부의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려 2-0을 만들자 서울 관중석은 난리가 났다.
경기장이 떠나갈듯한 기쁨의 함성을 내지른 서울 팬들. 경기 시간이 10분 넘게 남았는데, 서울 팬들 사이에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하나 둘씩 경기장을 등지고 뒤로 돌아서는 게 아닌가.
경기가 끝난 것도 아니고 한창 축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라운드가 아닌 뒤를 바라보다니?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장을 등진 채 승리를 자축하는 응원가를 불렀다. 이른바 '포즈난' 응원이다.
최근 프로축구 K리그에선 경기 막판 팬들이 경기장을 등지고 뒤로 돌아 응원하는 이른바 '포즈난 응원'이 유행이다. "우리가 완전히 이긴 경기라 더 볼 필요도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응원은 폴란드 프로축구팀 레흐 포즈난 팬들이 처음 시작했다. 2010-1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조별리그에서 포즈난이 안방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를 3-1로 꺾을 당시, 경기 막판 포즈난 팬들이 일제히 뒤로 돌아 경기장을 쳐다보지 않는 퍼포먼스를 해 명성을 얻었다.
굴욕을 경험한 맨시티 팬들이 이후 이를 자신의 팀에 적용, 이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도 이 응원을 볼 수 있다.
이는 곧 K리그로도 건너와 몇몇 팀들이 선을 보였다. 올해는 개막 후 초반부터 이 응원이 유독 많다.
서울과 안양의 K리그1 2라운드를 포함해,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1 개막전에서 대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K리그2 2라운드에서 인천이 이 응원으로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당연히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응원해야 할 팬들이 단체로 뒤로 돌아 제 자리에서 방방 뛰며 춤을 추는 모습은 장관이다. 승리를 향한 확신이 그만큼 커야 가능한, 특별한 응원이다.
다양한 응원 문화를 지닌 K리그에 또 다른 퍼포먼스가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반갑다. 아울러 이 응원은 주로 라이벌 팀과의 맞대결 혹은 관심도가 높은 빅매치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초반부터 흥미로운 대결이 자주 연출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다만 '포즈난'은 "안 봐도 이긴다"는 자신감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퍼포먼스라, 상대에게는 도발이 될 수 있어 유의가 필요하다. 또한 포즈난 응원을 펼치다 승리를 놓쳤을 땐 반대로 '역도발'을 당할 수도 있다.
포항과 대전의 경기에선 홈팀 포항이 대전 팬들을 위해 '하늘이 사건'을 함께 추모했음에도 대전 이 도발적인 '포즈난' 응원을 펼쳐, 그라운드 밖에서 감정 다툼이 벌어졌다.
서울과 안양의 경기에선 서울의 포즈난 응원 이후 안양이 후반 막판 만회골을 넣어 '더는 뒤 돌 수 없는' 경기 흐름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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