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 온갖 프로스포츠 다 있는데…여자농구만 ‘인 서울’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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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축구배구·남자 농구다 있는데…
김단비 등 핑크스타 선수들이 2019년 1월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3X3 이벤트 매치에 출전하는 선배 선수들 소개에 수건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스포츠경향 DB
종목별 2개 이상 구단이 둥지
여농은 연고지 도입 이래 전무
홈 구장 사용료 가장 큰 장벽
엘리트 인재 풀 형성에도 제한
“여자농구 생태계에 악순환”
레전드 박찬숙 감독도 쓴소리
서울에는 여자 프로농구팀이 없다. 4대 프로스포츠 리그 중 서울 연고 팀이 없는 종목은 여자농구가 유일하다.
모든 것이 과밀한 수도 서울,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스포츠팀이 모여 있는 도시다. 종목별로 2개 이상 구단이 서울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야구에서는 LG·두산·키움, 축구는 FC서울과 서울 이랜드FC, 배구팀은 우리카드와 GS칼텍스가 있다. 남자프로농구도 잠실에서 서울 SK와 서울 삼성이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프로농구에는 2001년 연고지 제도가 도입된 이래 서울 연고지 팀이 한 번도 없었다. 현재 경기 용인·부천·인천, 충남 아산과 충북 청주, 부산에 6개 팀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강원 춘천과 광주, 경기 구리·수원·안산·성남, 충남 천안 등에 홈구장이 있었다.
연고 팀이 없는데도 서울에서 여자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던 시절이 있다. 리그 초창기 각 팀은 홈과 원정, 그리고 그사이 중간 지점 경기장에서 경기를 번갈아 치러야 한다는 중립 경기 규정이 있었다. 당시 서울 장충체육관이 중립구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2011년 중립경기 규정이 폐지됐고 서울에서 여자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것은 2018~2019시즌 올스타전(장충체육관)이 마지막이다. 현재 장충체육관은 배구팀 우리카드와 GS칼텍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자농구 서울 연고 팀의 탄생을 가로막은 가장 큰 벽은 경기장이다. WKBL 관계자는 “서울을 연고지로 하려면 서울에 홈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서울시에 있는 체육관들은 모두 남자농구팀이나 배구팀과 연고지 협약을 맺고 있어 형편이 안 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경기장의 시설 이용료를 지불할 재정 여건도 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과거 장충체육관이 위탁운영될 때 입찰 경쟁 참가를 검토했었지만 입찰가를 마련할 수 없어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연고지인 아산은 홈구장인 이순신체육관을 1년 ‘100원’에 대여해주는 등 연고지 프로구단에 혜택을 주고 있다. 각 팀이 비싼 대관료를 지불하고 서울에 둥지를 틀 유인이 없다.
부산 사직체육관을 함께 쓰는 BNK와 KCC처럼 여자농구팀이 남자농구팀과 홈구장을 공유하는 것도 서울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종합운동장 재개발로 인해 잠실학생체육관과 잠실실내체육관을 쓰던 SK와 삼성은 다음 시즌부터 대체 구장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두 팀은 2029년부터 종합운동장에 새로 지어지는 보조경기장을 공유할 예정이다.
과거 서울 강서구 88체육관(현 KBS아레나)을 개보수해 여자농구팀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 적 있다. 그러나 이곳이 케이팝 전용 공연장으로 최종 확정되며 계획은 무산됐다.
서울 연고 팀은 리그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엘리트 인재 풀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선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고등학교 농구부의 현실은 서울 연고 팀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여자농구팀은 박찬숙 감독이 지휘하는 실업농구팀인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이다. 이전에 있었던 서울시농구협회 여자농구단도 활동을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여자농구 ‘전설’로 불리는 박 감독은 “여자농구의 상징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농구 하는 학생들이 목표로 하고 꿈을 펼칠 구단 자체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과거 여자농구 실업팀에서 활동했던 서울시농구협회 이지민 사무국장은 “서울시 연고 팀의 부재가 여자농구 생태계에 악순환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email protected]

종목별 2개 이상 구단이 둥지
여농은 연고지 도입 이래 전무
홈 구장 사용료 가장 큰 장벽
엘리트 인재 풀 형성에도 제한
“여자농구 생태계에 악순환”
레전드 박찬숙 감독도 쓴소리
서울에는 여자 프로농구팀이 없다. 4대 프로스포츠 리그 중 서울 연고 팀이 없는 종목은 여자농구가 유일하다.
모든 것이 과밀한 수도 서울,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프로스포츠팀이 모여 있는 도시다. 종목별로 2개 이상 구단이 서울에 둥지를 틀고 있다. 야구에서는 LG·두산·키움, 축구는 FC서울과 서울 이랜드FC, 배구팀은 우리카드와 GS칼텍스가 있다. 남자프로농구도 잠실에서 서울 SK와 서울 삼성이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여자프로농구에는 2001년 연고지 제도가 도입된 이래 서울 연고지 팀이 한 번도 없었다. 현재 경기 용인·부천·인천, 충남 아산과 충북 청주, 부산에 6개 팀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강원 춘천과 광주, 경기 구리·수원·안산·성남, 충남 천안 등에 홈구장이 있었다.
연고 팀이 없는데도 서울에서 여자프로농구 경기가 열리던 시절이 있다. 리그 초창기 각 팀은 홈과 원정, 그리고 그사이 중간 지점 경기장에서 경기를 번갈아 치러야 한다는 중립 경기 규정이 있었다. 당시 서울 장충체육관이 중립구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2011년 중립경기 규정이 폐지됐고 서울에서 여자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것은 2018~2019시즌 올스타전(장충체육관)이 마지막이다. 현재 장충체육관은 배구팀 우리카드와 GS칼텍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자농구 서울 연고 팀의 탄생을 가로막은 가장 큰 벽은 경기장이다. WKBL 관계자는 “서울을 연고지로 하려면 서울에 홈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서울시에 있는 체육관들은 모두 남자농구팀이나 배구팀과 연고지 협약을 맺고 있어 형편이 안 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경기장의 시설 이용료를 지불할 재정 여건도 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과거 장충체육관이 위탁운영될 때 입찰 경쟁 참가를 검토했었지만 입찰가를 마련할 수 없어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연고지인 아산은 홈구장인 이순신체육관을 1년 ‘100원’에 대여해주는 등 연고지 프로구단에 혜택을 주고 있다. 각 팀이 비싼 대관료를 지불하고 서울에 둥지를 틀 유인이 없다.
부산 사직체육관을 함께 쓰는 BNK와 KCC처럼 여자농구팀이 남자농구팀과 홈구장을 공유하는 것도 서울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종합운동장 재개발로 인해 잠실학생체육관과 잠실실내체육관을 쓰던 SK와 삼성은 다음 시즌부터 대체 구장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두 팀은 2029년부터 종합운동장에 새로 지어지는 보조경기장을 공유할 예정이다.
과거 서울 강서구 88체육관(현 KBS아레나)을 개보수해 여자농구팀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 적 있다. 그러나 이곳이 케이팝 전용 공연장으로 최종 확정되며 계획은 무산됐다.
서울 연고 팀은 리그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엘리트 인재 풀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선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고등학교 농구부의 현실은 서울 연고 팀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여자농구팀은 박찬숙 감독이 지휘하는 실업농구팀인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이다. 이전에 있었던 서울시농구협회 여자농구단도 활동을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여자농구 ‘전설’로 불리는 박 감독은 “여자농구의 상징성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라며 “농구 하는 학생들이 목표로 하고 꿈을 펼칠 구단 자체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과거 여자농구 실업팀에서 활동했던 서울시농구협회 이지민 사무국장은 “서울시 연고 팀의 부재가 여자농구 생태계에 악순환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email protected]
https://m.sports.naver.com/basketball/article/144/0001022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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