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68] 왜 ‘안장(鞍裝)’이라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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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鞍裝)은 말 등에 얹어서 사람이 타기에 편리하도록 만든 도구이다. 자전거 등에서 사람이 앉는 자리이기도 하다. 안장이라는 말은 한자문화권인 한중일에서 오래전부터 사용했다. ‘안장 안(鞍)’과 ‘꾸밀 장(裝)’의 합성어이다. “안(鞍)‘은 가죽을 의미하는 ’혁(革)‘과 소리를 나타내는 ’안(편안 安)‘이 합쳐진 글자로 사람이 타는 자리라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대에 가죽 제품을 사용한 것과 관련이 깊은 글자이다.
안장은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이전부터 사용해왔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서 안장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국역 6회, 원문 2회 등 총 8회가 나온다. 영조실록 99권, 영조 38년(1702년) 2월 29일 계사 7번째기사에 ‘응제(應製)에 수석을 차지한 이미(李瀰)에게 직모(織毛)로 만든 말 안장(鞍裝)을 하사하고, 그 나머지에게는 차등 있게 상을 주었다’고 전했다. 응제는 임금의 특명으로 임시로 치르던 과거를 말하는데, 여기서 수석을 한 이미라는 이에게 직모로 된 안장을 하사했다는 내용이다.
안장은 영어로 ‘saddle’라고 말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saddle’는 앉는다는 의미인 인도유럽어와 라틴어 ‘sella’가 어원이다. 고대 독일어 ‘sattel’을 거쳐 고대 영어 ‘sadol’에서 변형됐다.
안장이 발명된 시기는 확실하지 않다. 말을 교통수단으로 가장 먼저 채택한 고대 아시아 고원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세 유럽, 특히 프랑스 봉건 시대에서 기사들이 말을 활용한 전투에서 주로 활용했다. 영국에선 18세기 여우 사냥을 위한 말 도구로 많이 사용했다.
안장은 사람과 말 사이에 쿠션 역할을 한다. 만약 안장 없이 말을 타게 된다면 자세가 매우 불안해진다. 마치 로데오처럼 사람이 말 위에서 춤을 추게 된다. 엉덩이가 고정되지 않아 다리 힘만으로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안장으로 인해 말 위에서 안정적인 자세를 잡고 탈 수 있다. 안장은 사람의 엉덩이부터 척추, 머리까지 순서대로 말의 움직임을 전달하면서 사람과 말의 움직임을 상쇄시켜준다.
과거 말이 주요 이동 수단이던 시절, 안장 값이 매우 비쌌다고 한다. 전투 기병들은 전사한 군마는 포기하지만 안장만큼은 여유가 있는 한 회수했다고 한다. 사람이 탄 말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것도 안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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