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9억팔로 화려한 KBO 입성→제구 이슈로 마음고생→토미 존 수술 대신 타자전향→상무 지원→장재영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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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억팔로 화려하게 KBO리그에 입성했다. 숱한 스토리를 남기고 상무에 지원, 잠시 사회를 떠날 준비를 한다.
장재영(23, 키움 히어로즈)이 상무 1차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12일 2차 체력테스트를 통과하면 5월 중으로 입대할 전망이다. 내년 11월까지 군 복무를 하면서 야구도 할 수 있게 된다. 키움 복귀는 2027시즌이다.

장재영은 KBO리그에 데뷔하기 전, 덕수고 시절부터 유명세를 탔다. 우선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이자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의 아들이라서 관심을 받아왔다. 결정적으로 투수로 150km대 중반의 빠른 공을 뿌렸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까지 받았다. 장재영이 실제 미국행을 결정했다면 그를 데려갈 구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회상하는 관계자도 있다.
장재영은 고심 끝에 KBO리그에 뛰어들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었던 키움의 2021년 1차 지명을 받았다. 이때 계약금만 9억원을 받으며 구단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장재영에 대한 키움의 기대는 남달랐다. 물론 아버지는 2019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놓고 케이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여서, 실제로 부자가 한솥밥을 먹지는 않았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에게 신인 시절부터 꾸준히 기회를 줬다. 그러나 고교 시절부터 고민이던 제구 이슈를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1~2군을 가리지 않고 볼넷을 남발했다. 구단은 장재영을 위해 제구를 잡는 1개월짜리 프로젝트까지 마련하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아예 경기에 내보내지 않고 훈련만 시켰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를 끝내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도 심리상담사 자격증이 있는 홍원기 감독은 말 한 마디부터 조심하며 장재영을 배려했다. 제구 난조, 볼넷 같은 단어조차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2023시즌, 5선발로 눈 딱 감고 기용하는 뚝심도 보였지만,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장재영은 투수로 통산 56경기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45에 머물렀다. 2024시즌에는 팔꿈치가 좋지 않아 시즌 시작이 지연되더니, 팔꿈치 부상과 토미 존 수술을 권유 받았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때 장재영의 선택이 놀라웠다. 수술과 재활이 아닌 타자 전향이었다. 구단의 권유가 아닌, 장재영의 결정이었다.
사실 키움은 2023년 스프링캠프부터 장재영에게 타격 및 수비훈련도 시켜왔다. 고형욱 단장은 특급 유망주라면 중~고교 시절 포지션을 떠나서, 이것저것 다 해보면서 적성 및 잠재력을 찾아가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장재영은 데뷔 초반엔 투수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투수로 성장이 더디고 팔꿈치까지 다치면서 마음이 많이 꺾였다. 대신 야수로 승부를 걸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단도 장재영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우선 2군에서 충분히 훈련을 소화시켰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을 1군애서 외야수로 집중 기용했다. 단, 유격수를 하고 싶다는 의사는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고도의 수비전문성이 필요한 포지션이어서, 타격을 살리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장재영은 2024시즌 타자로 38경기서 타율 0.168 4홈런 13타점 OPS 0.582. 스윙이 다소 거칠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발장타력은 확실하다.
그런데 올해 키움은 외국인타자를 두 명(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이나 뽑았다. 둘 다 외야수다. 올해 키움 외야진은 푸이그, 카다네스, 이주형이 확정적이다. 어차피 올 시즌엔 1군에서 충분한 시간 확보가 쉽지 않다고 판단, 상무 입대를 지원하게 됐다.

입단 5년차다. 지난 4년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이제 정말 야구를 잘 할 일만 남았지만, 키움과 잠시만 안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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