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김혜성 신인상은 꿈도 꾸지마? "로스터 경쟁해야" 신인상 후보 23위… 사사키도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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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계약한 김혜성(26)은 KBO리그에서 8년을 뛴 선수다. 나름 베테랑 대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고, KBO리그에서는 최고 수준의 내야수로 뽑혔다. 다저스도 그런 김혜성의 능력을 인정해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라는 나름 괜찮은 조건을 제안해 사인을 받아냈다.
KBO리그에서는 8년을 뛴 선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첫 시즌이다. 엄연히 신인 선수다. 신인상 자격도 가지고 있다. 아시아에서 뛰다 메이저리그에 온 선수들은 '중고 신인'으로 인식돼 신인상 투표에서 마이너스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활약상이 뛰어나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득표를 하기도 한다. 실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신인상 사례가 있고, 류현진이나 강정호, 심지어 30대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승환도 신인상 투표에서 꽤 높은 곳에 간 사례가 있다.
김혜성도 비슷한 위치다. 하지만 김혜성의 신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인 짐 보든이 그렇다. 보든은 6일(한국시간) 올해 신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 TOP 30을 뽑았다. 이 순위에서 김혜성은 23위에 그쳤다.
보든은 이번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선수의 기량이나 잠재력보다는 신인상 가능성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량으로는 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메이저리그 콜업 시기가 시즌 후반기라면 사실 누적 성적이 부족해 신인상을 받기 쉽지 않다. 선수의 기량은 물론 출전 기회나 전체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했다는 것이다. 김혜성은 이 리스트에 오르기는 했지만 23위라고 하면 신인상 후보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보든은 김혜성에 대해 "다저스는 김혜성과 2년 구단 옵션이 포함된 3년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면서 "김혜성은 지난해 KBO에서 타율 0.326, 출루율 0.383, 장타율 0.458, 26개의 2루타, 11개의 홈런, 그리고 36번의 시도에서 30개의 도루를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보든은 김혜성의 신인상 수상 여부보다는 오히려 26인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보든은 "다저스는 나에게 김혜성이 외야수인 앤디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과 마지막 로스터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 말했다. 그가 (이 경쟁에서) 승리하면 2루수가 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유틸리티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다저스의 26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게 급선무다. 다저스가 김혜성 영입 이후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하는 등 김혜성을 밀어주려는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막 로스터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기존 주전 선수에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크리스 테일러의 로스터 진입은 확실시되고, 미겔 로하스라는 베테랑 백업 내야수도 수비 측면에서 필요하다. 여기에 외야에는 파헤스와 아웃맨이라는 외야수들이 버틴다. 김혜성까지 다 들어갈 수는 없다. 최소 한 선수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다저스는 언제든지 김혜성을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있다. 만약 김혜성이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내·외야 슈퍼 유틸리티인 테일러와 토미 에드먼을 내야로 돌리고 파헤스와 아웃맨 두 명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김혜성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한다. 김혜성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일찌감치 미국에 들어가 몸을 만들며 스프링트레이닝 전력 질주를 그리고 있다.
한편 당연히 1위일 것 같았던 사사키 로키(LA 다저스)도 1위는 아니었다. 사사키는 시속 160㎞ 이상의 빠른 공과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구종으로 손꼽히는 스플리터를 앞세워 올해 대단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사사키는 보든의 랭킹에서 3위에 그쳤다. 보든은 사사키에 앞서 디트로이트의 신예 투수 잭슨 조브, 워싱턴의 외야수 딜런 크루스를 1·2위로 뽑았다.
보든이 사사키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닝 관리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사사키에 비해, 조브는 시즌 시작부터 로테이션에 들어가 누적 성적을 쌓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내셔널리그 1위인 크루스도 마찬가지 이유로 사사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든은 사사키에 대해 "대부분이 평가자들은 사사키를 야구계 최고 투수 유망주로 뽑지만, 다르빗슈 유, 야마모토 요시노부, 다나카 마사히로, 오타니 쇼헤이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갔을 때처럼 완성된 선수는 아니다. 사사키는 놀라운 고점에 도달하기까지 1~2년 정도가 남았을 것"이라면서 "올 시즌 다저스의 6인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그는 경기당 투구 이닝과 전체 이닝 수를 신중하게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는 이 명단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있어야 하기는 하다. 미래의 사이영 수상자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https://m.sports.naver.com/wbaseball/article/477/000053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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