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대리운전 투잡? 아빠지만 살기 힘들죠" 전지훈련 비용 천만 원, 야구 이면 속 숨겨진 슬픈 이야기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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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투잡? 세상 살기 힘들죠. 내 자식이 프로 선수 되겠다는데, 아빠로서 할 일이죠."
최근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와 맞물려 아마야구 고교팀들도 본격적인 새 시즌을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필리핀, 일본, 미국 등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학교들이 있다. 그 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선수 부모들의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금전적 압박에도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서라도 전지훈련에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4일 MHN스포츠 취재에서 연락이 닿은 한 학부모는 "비용이 너무 비싸 아이를 전지훈련에 보내기 어려웠지만, 빠지면 팀 내 입지가 줄어들 것 같아 급전 대출을 받아 해결했다. 우선 대리 운전을 뛰고 있지만 괜찮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코치진이 돈을 더 받고 안 받고는 중요하지 않다. 돈이 더 많이 들어도 아들이 프로를 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돈 없으면 야구 접어야지"라고 말했다.

아마야구계에서는 전지훈련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에게 기량을 끌어올릴 기회가 되고, 팀워크를 다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다만 비용이 너무 비싸다. 굳이 해외로 나가야 할까.
중학교 야구부의 경우, 굳이 남부 지방으로 이동해 훈련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도권과 남부의 기온 차이가 크지 않으며, 날씨로 인해 운동을 못 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지훈련이 마치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지며 학부모들은 거액을 부담해야 한다.
고등학교 야구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내 전지훈련 비용이 월 1000만 원 이상에 달하고, 여기에 야구부 회비, 개인 용품비, 간식비 등을 합하면 월 5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서 해외 전지훈련의 경우, 회비 등 잡다한 비용 고정 지출을 빼고 전지훈련 비용으로만 월 300만 원 이상 지출된다. 내용들을 다 합치면 월 500만 원이 넘는다. 주머니가 남아나질 않는다.
결국 '돈 없으면 야구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부모들은 이를 감당하기 위해 공사장에서 일하거나 밤늦게 대리운전을 뛰며 돈을 마련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부 감독들이 전지훈련을 '수익 창출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야구부에서는 감독들이 미리 훈련 장소를 정하고, 부모들에게 특정 업체를 이용하도록 유도한 후 일정 부분 커미션을 받는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심지어 전지훈련 비용에 일부 지도자들의 술자리 비용까지 포함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감히 항의할 수 없다. "우리 아이가 보복당해 야구를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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