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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야구가 아닌 다트를 하고 있었다" 김광현의 고백… 간단한 결단, 복잡한 실타래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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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진했던 지난해를 잊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SSG 에이스 김광현 ⓒSSG랜더스
▲ ABS존을 지나치게 의식했다고 털어놓은 김광현은 원래 투구 패턴으로 돌아가 답을 찾는다는 각오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2024년 KBO리그를 강타한 최대의 이슈는 바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도입이었다. 프로 리그에서는 KBO가 가장 먼저 실험에 나섰다. 사람인 이상 오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심판의 영역에 기계의 힘을 빌린 것이다. 대체적으로 많은 이들이 환영했지만, 참고 사례를 찾아볼 수도 없는 제도 도입에 선수들이 혼란을 겪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SSG 에이스이자 KBO리그의 살아 있는 전설인 김광현(37) 또한 바뀐 시스템에 적응을 하려고 애를 썼다. 준비도 꽤 많이 했다. ABS존은 이전보다 조금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캠프 때부터 높은 쪽 공을 많이 연습했다. 사실 김광현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라는 확실한 콤보를 가진 선수다. 지금까지는 '낮게 낮게'라는 대명제 속에 공을 던졌다. 수십년간 이어진 이 패턴을 바꿔야 했다.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김광현은 지난해 31경기에서 162⅓이닝을 던지며 12승을 거뒀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93으로 오히려 자신의 경력에서 최악에 가까웠다. 지난해를 떠올린 김광현은 "ABS에 신경을 많이 썼다. 높은 쪽으로 계속 던지고, 연습도 하면서 그 코스에 던지려고 했다. 그런데 그 공이 파울이나 헛스윙이 되지 않고 플라이나 홈런이 되더라. 그래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공의 비거리가 더 나갔다. 그러다 보니 주자가 있으면 (높은 쪽 코스에) 못 던졌다. ABS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오히려 볼넷이 많아졌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마음도 움츠러들었다. 시즌 중반, 김광현은 "6이닝 3실점을 목표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6이닝 3실점이면 퀄리티스타트라고 하지만, 사실 평균자책점으로 환산하면 4.50이다. 평균자책점 4.50을 목표로 공을 던진 적이 없었던 선수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도 떨어져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한 기백을 선보였던 김광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너무 민감했다고 인정했다. 김광현은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기계랑 싸우고 있었다. 아예 종목 자체가 바뀐 느낌이었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고, 타자가 어디를 노리고 치는지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스트라이크를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만 생각했다"고 털어 놨다. "야구 경기를 해야 하는데 다트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하는 김광현의 어조에서는 당혹스러움과 후회가 동시에 느껴졌다.

그런 김광현은 시즌 막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그래도 반등세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김광현은 9월 이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남들이 다 힘들어할 때 투지를 불태우며 팀의 막판 상승세를 견인했다.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간단한 결단이었다. 김광현은 ABS로 바뀐 존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냥 원래 자신이 던지던 대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가능성을 봤다.

시즌 뒤 전력 분석팀과 미팅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갔고, ABS에 자신의 스타일을 무리하게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공을 던지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그럴까. 지난해 얼굴 표정이 밝지 못했던 김광현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플로리다 1차 캠프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부진은 잊었다. 다시 뛴다는 각오다. 김광현은 "다시 타자와 싸우자는 생각을 지난해 시즌 말부터 했던 것 같다. 올해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 김광현은 자신만 잘하면 팀이 우승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모든 것이 잘 풀리는 2025년을 꿈꾸고 있다 ⓒSSG랜더스


몸도 마음도 차분하게 정리하고, 또 비울 것은 비우고 캠프에 들어왔다. 컨디션은 굉장히 좋다. 트레이닝파트도, 전력 분석팀 모두 "몸 상태나 수치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고 칭찬한다. 김광현도 "몸이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걱정이 될 정도다. 확실히 예년에 비하면 좋다"면서 자잘한 통증도 작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비시즌 동안 명예회복을 절치부심하며 준비했고, 캠프 불펜 피칭도 무난하게 맞춰가고 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천천히 구위를 끌어올린다. 특별히 힘을 쓰는 단계도 아닌데 예년 이맘때보다 구속도 더 나온다. 모든 게 희망적이다.

이제 37세의 베테랑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너무 예민하지 않게 순리대로 가보기로 했다. 김광현은 "나이를 먹어서 힘이 떨어지고, 구속이 떨어지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거기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작년에는 내 스스로 많이 무너졌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상태, 팀의 전력에도 자신이 있다. 김광현은 "내가 완전 T(MBTI식 구분)다. 그런데 3등은 할 것 같다. 거기서 내가 15승을 한다고 하면 우승도 할 것 같다. 모든 게 나한테 달렸다"고 웃었다. 미소에서 원래대로 돌아온 김광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들고, 그러다 보면 낡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낡아도 김광현스럽게 낡아야 한다. 다시 김광현처럼 돌아올 2025년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김태우 기자( [email protected] )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77/000053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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