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기] 만화 '원피스' 주인공이 UFC 파이터라고?[이석무의 파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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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파이터 마우리시우 루피...'원피스' 주인공 이름
"원피스 만화로부터 격투 스타일 영향 받아"
"챔피언 마카체프는 악당 도플리밍고...언젠가 쓰러뜨릴 것"
UFC 라이트급에서 활약 중인 마우리시우 루피(28·브라질)는 최근 무섭게 떠오르는 파이터다.


통산 전적 11승 1패를 기록 중인 루피는 2023년 10월 데이나 화이트 컨덴더 시리즈를 통해 UFC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해 두 차례 옥타곤에 올라 모두 승리를 따냈다. 통산 11승 가운데 10승이 KO또는 TKO 승리일 정도로 화끈한 스타일이다.
루피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313 : 페레이라 vs 안칼라에프’ 대회에서 킹 그린(미국)을 상대로 메인카드 경기에 나선다. 겨우 UFC 전적 2전에 불과한 선수가 넘버시리즈 메인 경기에 출전한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고 실력을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루피는 여러가지로 특이한 파이터다. ‘루피’라는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그럼 그 이름은 어디서 가져왔을까. 바로 유명한 일본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이름이다. 루피는 필자와 화상 인터뷰에서 “내 동생이 ‘원피스’를 진짜 좋아한다”며 “여러가지 스토리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내 이름은 그 만화에서 착안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원피스의 원작가인 오다 에이치로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루피가 현실 세계 사람이라면 브라질인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마 루피가 현실에 존재한다면 격투기 선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루피는 “나는 원피스 만화로부터 격투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사람들은 그게 통할 것이라 믿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루피 스타일로 상대를 KO시키다보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진짜 루피가 여기 있다는 것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루피는 지난해 5월 UFC 데뷔전에서 제이미 멀라키(호주)를 1라운드에 플라잉니킥으로 KO시켰다. 그 경기 후 인터뷰에서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를 쓰러뜨리겠다”고 큰소리쳤다.
루피는 마카체프를 원피스 속 캐릭터인 ‘돈키호테 도플라밍고’로 표현했다. 도플라밍고는 원피스에 나오는 해적 악당 보스 중 한 명이다. 만화 속에서 주인공 루피는 2년 간의 수련 후 파워를 업그레이드해 도플라밍고를 물리쳤다. UFC의 루피에게 마카체프는 언젠가 물리쳐야 할 끝판 상대인 셈이다.
그는 “마카체프가 도플라밍고니까 킹 그린은 시저(도플라밍고의 부하 격인 중간 보스 캐릭터) 정도 되는 거 같다”며 “그는 굉장히 경험 많은 파이터라고 생각한다. 현 챔피언인 마카체프를 포함해 모두와 싸워봤다”고 상대를 인정했다. 이어 “킹 그린 같은 선수와 싸울 땐 참을성을 가져야 한다. KO를 시키기 위해서는 단숨에 달려들지 않고 천천히 빌드업해야 한다”며 “참을성을 갖고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피는 타격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르다. 이번 경기에서도 화끈한 타격전을 예고했다. 그는 “나는 항상 KO를 노리지만 15분 동안 싸울 준비도 돼 있다. 나는 언젠가 챔피언이 되기 위해 훈련한다”며 “난 내가 챔피언이 될 거라 믿는다. 우리가 훈련한 대로만 하면 마음 먹은 대로 잘 풀릴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루피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또다른 이유는 그가 최근 떠오르는 브라질 격투기팀 ‘파이팅 너드’ 소속이기 때문이다. 파이팅 너드는 현재 UFC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다. 이 팀에 속한 카이우 보할루, 카를로스 프라치스, 제앙 실바 등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루피도 승리 후 뿔테 안경을 쓰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이 팀의 핵심 선수다.
루피는 “우리는 이 스포츠를 사랑하고 굉장히 헌신적으로 훈련한다”며 “우리는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팀원들을 곁에 둘수 있어 정말 큰 행운이다. 신께서 내게 파이팅 너드와 함께 할 수 있는 은혜를 내려주신 것이다”고 강조했다.
경기 스타일을 보면 전성기 시절 코너 맥그리거가 떠오른다. ‘브라질의 맥그리거’라는 별명도 얻었다. 심지어 외모도 맥그리거와 닮은 부분이 많다. 루피는 “나는 맥그리거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의 격투 스타일을 정말 좋아했다”며 “조만간 맥그리거처럼 챔피언이 될 것이며 슈퍼스타가 돼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재밌는 것은 루피가 이번 대회에서 사실 라이트급 랭킹 3위 저스틴 게이치(미국)와 코메인이벤트를 치를 뻔 했다는 점이다. 게이치는 이번 대회에서 랭킹 11위 라파엘 피지에프(아제르바이잔)과 대결한다. 원래 게이치가 싸울 예정이었던 6위 댄 후커(뉴질랜드)였다. 후커가 손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경기 일주일전 피지에프로 상대가 바뀌었다.
UFC는 피지에프 이전에 루피에게 먼저 오퍼를 했다. 루피는 “후커가 빠진 후에 내가 대타로 들어가서 게이치와 싸우기 직전까지 갔다”며 “(비록 경기가 성사되진 못했지만)내 커리어는 패스트트랙으로 가는 중이고 챔피언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파이팅 너드 팀에서 헌신적으로 훈련하고 있고 계속 좋은 상대를 받고 있다”면서 “지금 하는대로 열심히 한다면 타이틀 도전은 곧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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