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이승엽 감독이 마음에 둔 이유, 결국 두산 주전 유격수는 박준영인가 "안 다치면 결과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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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청주, 이상학 기자] 스프링캠프 시작은 함께하지 않았지만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마음에는 늘 박준영(28)이 있었다. 시범경기 첫날부터 박준영이 그 이유를 보여줬다.
박준영은 지난 8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2회 첫 타석에서 포수 앞 땅볼로 아웃됐지만 4회 1사 2루에서 한화 선발 엄상백의 초구 직구를 밀어쳐 우전 적시타로 1타점을 올렸다. 5회 무사 1루에선 우완 김도빈의 바깥쪽 직구를 또 밀어서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2개의 땅볼, 1개의 뜬공을 아웃 처리했다.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주전 유격수로 가능성을 다시 확인시켰다.
박준영은 지난 1월말 두산의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퓨처스 캠프에서 먼저 시작했다. 호주에서 여러 선수들이 주전 유격수 후보로 뛰어들었지만 이승엽 감독 마음속에는 박준영이 계속 있었고,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 막판에 그를 불렀다.
지난 4일 캠프 귀국 인터뷰에서도 이승엽 감독은 새로운 주전 유격수에 대해 “지난해 개막전 유격수가 박준영 아니었나. 항상 박준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건강하지 않다 보니 시즌 중간에 바뀌었다. 박준영이 건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가장 이상적인 유격수”라며 “유격수는 매일매일 경기에 나가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몸에 큰 이상이 없다면 박준영으로 유격수를 시작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주전 유격수로 낙점한 코멘트였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박준영에게 주전 유격수로 기회를 줬다. 베테랑 김재호가 있었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노장에게 계속 기댈 수 없었다. 개막 한 달간 주전 기회를 얻은 박준영은 그러나 타격에서 기복이 심했고, 5월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6월 중순 복귀했지만 7월말 같은 부위 통증 재발로 두 달을 빠졌다. 감을 좀 잡는가 싶으면 부상으로 이탈을 반복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 체중을 5Kg 감량하며 가벼운 몸놀림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재호가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만큼 박준영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커졌다. 팀 내 거의 모든 선배 선수들이 박준영만 보면 “올해는 (기회를) 무조건 잡아라”고 말할 정도.
비록 허리 통증으로 1차 캠프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서두르지 않고 몸을 잘 만들어 시범경기에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날 경기 후 박준영은 “첫 시범경기인데 팀 승리에 조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며 몸 상태에 대해 “여태껏 준비한 것 중에서 제일 좋은 듯하다. 몸무게를 빼서 가볍게 만들다 보니 스피드도 생겼다”고 말했다.

1군 캠프에 빠진 동안 여러 선수들의 유격수 경쟁 소식을 기사로 접한 박준영은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잘 준비하고 있으면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으로 안 아픈 것에 치중하며 나름대로 잘 준비했다”면서 “부상 방지를 위해 먹는 것에 좀 더 신경쓰고, 스트레칭도 2~3배 늘렸다. 오랜 시간 스트레칭을 해서 그런지 뻐근함도 없고 괜찮다”고 자신했다.
부상만 없으면 박준영이 두산 주전 유격수가 되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저도 스스로 안 다치면 결과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제 자신을 더 믿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제가 잘해서 자리를 잡아야 팀도 작년보다 더 높은 순위에 있을 것이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아직 주전 유격수 확정은 아니지만 스스로 주전이란 마인드로 하고자 한다. 마음을 놓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확신을 갖기 위해서다. 박준영은 “경쟁에 대한 조바심도 있지만 스스로 주전이란 자부심을 갖고 제 자신을 더 믿으려 한다. 자신 있으니까 팬분들께서 기대를 하셔도 괜찮을 듯하다”며 “감독님도 그만큼 저를 믿고 기용해주시려 한다. 몸 관리를 더 잘해서 기대하시는 것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잘 준비하겠다. 올해는 기회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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