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김연경은 "뛰고 싶었다"→'본인 은퇴투어에 결장', 이유 묻자 사령탑은 '대체 왜' 분노했나 [장충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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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37·인천 흥국생명)의 은퇴 투어에 정작 김연경이 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운 3461명의 관중들은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 또한 "경기에 출전을 못하게 돼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다"고 한 상황. 김연경은 원포인트 서버로라도 경기에 나설 수 없었을까. 그리고 사령탑은 왜 김연경의 결장과 관련한 질문에 불쾌감을 나타냈을까.
20일 김연경의 커리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린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 예매 오픈과 함께 순식간에 모든 판매 좌석이 팔려나갔고 서울 GS칼텍스의 올 시즌 첫 매진을 달성케 한 3461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흥국생명은 이미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고 GS칼텍스 또한 6라운드 반등에 성공하며 탈꼴찌를 결정지은 상황이었다. 경기 결과 자체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김연경이 은퇴 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온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기 후 진행된 은퇴 기념 행사에서 김연경은 GS칼텍스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건네받았고 친필 사인이 적힌 GS칼텍스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마이크를 잡은 김연경은 "오늘도 경기를 뛰었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GS칼텍스 관계자 선수단, 여기 계신 모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서울에선 선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인데 많은 분들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GS칼텍스는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내년도 응원해달라"며 "GS칼텍스 팬분들 응원할 팀 없으시죠? 없으면 흥국생명 챔프전을 응원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김연경은 GS칼텍스 선수단 사이에 자리를 잡고 유니폼 액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고 시합구에 친필 사인을 해 팬들에게 선사했다.

팬들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본인은 뛰고 싶었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몸 상태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챔프전을 위해 김연경을 아끼기 위한 아본단자 감독의 전적인 결정이었던 것일까.
김연경은 감독에 대한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감독님과 의무팀, 여러 방면에서 챔프전 준비를 앞두고 휴식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배려해주신 것 같다"며 "경기를 안 뛰어도 훈련은 다 진행하고 있고 챔프전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에 나선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의 결장에 대한 질문에 "한 명의 선수가 아니라 한 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가 집중하는 게 (김연경의 경기 출장보다는) 다른 부분에 있고 필요한 치료 등이 있기에 경기에 지장이 있을 수 있어 투입하지 않았다. 챔프전이 더 중요하고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팬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냐는 질문에 아본단자 감독은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개인적인 피지컬 등 문제나 이런 걸 더 존중해야 하고 팀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 팀을 먼저 우선시한 다음에 팬들도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런 결정에 있어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뛴 선수들에 대해서도 존중을 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얼굴까지 붉히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뜻 납득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됐고 뒤늦게 구단 관계자의 추가 설명이 있었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김연경 선수가 무릎에 통증이 있는 상황"이라며 아본단자 감독이 정확한 이유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챔프전을 앞두고 있어 부상 소식을 밝히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 경기에 뛰었다면 챔프전을 준비하는데 무리가 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해 나서지 않은 것이다. 챔프전 출장은 전혀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연경 스스로는 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감독의 배려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는 듯한 말을 했고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의 몸 상태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오해의 씨앗을 키운 건 김연경의 결장만큼이나 또 다른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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